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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치문 생활 - 치문반 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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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6.02.02 조회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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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치문 생활

치문반 심은

 

오늘의 설법주제는 1년 동안의 치문생활을 되돌아 보았을 때, 어떻게 1년을 보냈나 하는 자기반성적 성찰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저의 부족한 점을 느끼게 된 1년 이기도 했기에, 저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 슬기로운 치문생활에 대해서 설법주제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의 답을 치문에서 찾았습니다.

다음은 치문에서 나오는 유계梁高僧法主遺誡小師(양고승칭법주유계소사)”입니다.

 

莫輕仁賤義(막경인천의)하며 莫嫉善妬才(막질선투재)하며

어진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의로운 이를 천하게 여기지 말고, 훌륭한 이를 시기하거나 재주 있는 이를 질투하지 말며

莫抑遏無辜(막억알무고)하며 莫沈埋有德(막침매유덕)하며

무고한 사람을 내치거나 억누르지 말고, 덕 있는 사람을 가라앉히거나 매장하지 말며

이 문구가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선사스님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지켜야 할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되는 것이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과연 어진 이를 무겁게 여기고 의로운 이를 귀하게 여기고, 훌륭한 이를 찬탄하고, 재주 있는 이를 찬탄하였는가, 무고한 사람을 무고하다고 보고, 덕 있는 사람의 옳은 일에 같은 편이었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선뜩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타인과의 상대적인 관계에서 내가 강자여서 약자인 상대방을 억압한 적도 있고, 반대로 약자여서 억압당한 적도 있고, 주인으로서 손님을 푸대접 한 적도 있고, 손님이어서 푸대접을 당한 적도 있지만, 막상 내가 강자일 때 약자를 기만하지 않고, 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옳다고 여기는 것을 실행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와 남의 입장과 상황의 차이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고, 내로남불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모두가 옳다고 동의 되는 것이 실천하기 어려운 것은 아마도 내 것이라고 여겨지는 몸과 마음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마음이지만 그것을 방치하기보다 끊임없는 알아차림과 수행으로 선업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알아차림과 수행은 처한 상황에 몰입하기 보다 거리를 두고 사건을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합니다. 그 방법에 대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인욕입니다.

인욕의 은 칼날 인 자에 마음심자를 쓰고 있습니다. 추측 하건대, 일어나는 탐진치 마음작용을 칼처럼 잘라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면에서 인욕은 출가한 수행자에게 필요한 요소입니다. 춥고 배고프고 피로하지만, 식욕 수면욕 명예욕 등 여러가지 욕망을 참는 것이 기존에 살아왔던 업의 굴레를 끊고, 부처님이 보여주신 팔정도의 길을 가는데 초석이 되는 것입니다.

광홍명집계법섭생문에서는 인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욕이란 힘을 간직한 대인의 근본적인 공덕임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고통을 참고, 사상을 참고, 질병을 참고, 굶주림을 참고, 피곤함을 참고, 추위와 더위를 참고, 근심을 참고, 뜨거운 번뇌를 참고, 욕하는 것을 참아서 치욕이 없이 하고, 때리는 것을 참아서 노여움을 내지 않고, 탐욕을 참아서 애착을 없이 하고, 교만함을 참아서 도에 등지지 않고, 참기 어려운 것을 참고, 하기 어려운 것을 참고, 짓기 어려운 것을 참고, 처리하기 어려운 것을 참아야 한다. 이같이 행할 수 있으면 참으로 대인욕이라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하심입니다.

하심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도움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연기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하심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지만 비굴과 굴종과는 다른 것입니다. 오히려 하심은 지극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하여, 타인 또한 사랑 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기도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기도입니다. 그것은 절 기도일 수도 있고, 염불일 수도 있고, 화두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근기에 맞는 기도를 선택해서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비도량참법 기도에 감응이 있었습니다. 불법의 인과법칙이 세상에 적용되는 자세한 내용과 천신, 다겁생래의 부모, 친척, 스승, 도반들과 지옥, 아귀, 축생의 모든 존재들의 평안을 바라면서 제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치문을 공부하면서 그 내용에 감탄하면서도 도달할 수 없는 그 격차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욕하고, 하심하고, 기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강원이라는 장소는 인욕과 하심을 배우고, 체험하는데 적합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인욕과 하심이 무엇이고, 그것이 구체적인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주위의 도반스님과 상판스님, 어른스님들의 인욕하고 하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체득 되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저와는 다른 생각과 말과 행동을 보면서 저것이 인욕이고, 하심인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원숭이가 흉내 내듯 따라하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제 주위의 모든 분들이 이 길의 등불을 밝혀 주실 것을 믿습니다.

유계소사의 내용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의 이익과 손해가 아니라 계율과 지혜로서 움직이고, 헛된 명성과 사사로운 이익을 쫓아 옳음을 져버리지 않고, 잠에 빠져 게을러지지 말며, 남의 일을 호기심으로 억지로 알아내려 하지 말며, 소소한 견해로써 다른 이가 그릇되다고 말하지 말며, 조그만 능력으로써 내가 옳다고 높이지 말며, 강한 자를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지 말며, 대중을 어김으로써 화합을 깨트리지 말며, 불법 속에서 마음을 쓴다.

 


의정부 성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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