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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돌이키는 힘, 선용기심(善用其心) - 화엄반 법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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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6.05.11 조회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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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돌이키는 힘, 선용기심(善用其心)

                              화엄반 법륜

 

치문반으로 입학하여 “나는 언제쯤 졸업을 하게 될까”라고 생각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4학년이 된 지금 『화엄경』을 보고 있습니다. 

치문반 시절에는 아주 작은 일에도 마음이 쉽게 흔들리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같은 상황에서도 조금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무던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돌아보며 저는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피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저는 화엄경 제11 「정행품」에 나오는 “선용기심(善用其心)”이라는 가르침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선용기심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정행품」은 보살이 실천해야 할 덕목을 141가지 게송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품에서 지수보살은 문수보살에게 보살이 어떻게 해야 신·구·의 삼업에 허물이 없고, 서로를 해치지 않으며, 조화롭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대해 문수보살은 141가지 원(願)을 설하며, 그 첫머리에 “보살이 만약 그 마음을 잘 쓰면 곧 일체의 수승한 공덕을 얻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핵심이 바로 ‘선용기심’, 즉 마음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결국 수행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가르침을 제 경험을 통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교반 시절, 등운력을 하다가 실수로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친 적이 있습니다. 몇 주 뒤면 식차마나니계를 받으러 가야 했지만 발목은 쉽게 낫지 않았고, 주변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다음에 가라”고 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제 마음은 점점 흔들렸습니다.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왜 나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일까…”라는 생각들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러던 중 계를 받으러 가는 당일, 종송을 치게 되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그 마음으로 앉아 종송을 했고 생각보다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어른스님께서 “다리 괜찮네?”라고 말씀하셨고, 그 한마디가 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이후 예불과 108배를 하면서 저는 “아프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그러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자 신기하게도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결국 도반 스님들과 함께 무사히 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마음이 바뀌자 결과가 달라졌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반대로, 마음을 잘못 사용하여 괴로움을 키운 경험도 있습니다. 사집반 시절, 선배 스님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한 결과 개인정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제 잘못을 돌아보기보다 “왜 나에게만 그러는가”라는 반발심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마음은 화에서 부끄러움으로, 다시 속상함과 괴로움으로 이어졌습니다. 벌로 주어진 채공 기간 자체는 견딜 수 있었지만,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에 그 시간이 더욱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제 잘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바르게 썼다면 그 경험은 충분히 배움의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상황을 부정하고 피하려 했고, 그로 인해 오히려 더 오랜 시간 괴로움 속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건대, 그것은 마음을 바르게 쓰지 못한, 선용기심과는 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수행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설법을 준비하며 저는 한 가지를 더욱 분명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바르게 쓰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한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그 차이는 바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는가, 아니면 외면했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억울함, 분노, 후회, 부끄러움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어가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피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을 바르게 쓰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발목을 다쳤을 때에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개인정학을 받았을 때에는 마음을 바르게 쓰지 못했기 때문에 더 큰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이 두 경험을 통해 저는 결국 나를 괴롭게 하는 것도,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모두 ‘내 마음, 일체유심조’라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선용기심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일상적인 순간 속에서 끊임없이 실천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작은 실수, 예상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매 순간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곧 수행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힘든 일이 없기를 바라기보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제 마음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비록 아직은 부족하고 여전히 흔들리는 순간들이 많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돌이켜 선용기심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것이 저의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마음을 어떻게 쓰고 계십니까?

 

감사합니다.

 

 


의정부 성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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